
📑 목차 (Contents)
- 삼성과 LG가 놓친 '1평'의 기적
- "건조기가 꼭 커야 해?" 미닉스의 반란
- 공장 없는 가전 회사의 비밀 (BM 분석)
- 매출 2천억, J커브를 그리는 방법
- 장밋빛 전망 뒤에 숨겨진 리스크
- 제2의 유니콘, 지금 주목해야 하는 이유
- 투자자를 위한 히든 자료실
1. 서론: 삼성과 LG의 빈틈을 파고든 '작은 거인'
대한민국 가전 시장은 오랫동안 '거인들의 전쟁터'였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와 LG전자의 오브제컬렉션이 프리미엄 시장을 양분하는 동안, 그 누구도 이 견고한 듀오폴리(Duopoly)가 깨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이 거인들의 발밑에서 조용하지만 강력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앳홈(AtHome)'이다.
금융 투자자의 관점에서 앳홈은 단순한 소형 가전 판매처가 아니다. 이들은 제조사가 아닌 '브랜드 빌더'로서 시장에 접근하며, 2024년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5년에는 2,000억 원대 매출을 조준하는 '예비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본 원고는 2028년 IPO를 목표로 달리고 있는 앳홈의 핵심 경쟁력인 '미닉스(Minix)' 브랜드를 해부하고, 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왜 전통적인 가전 기업의 밸류에이션 공식을 따르지 않는지 분석한다.

2. 미닉스(Minix): '틈새'가 아닌 '메인'이 되다
앳홈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엔진은 단연 '미닉스'다. 미닉스는 앳홈 전체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미닉스의 성공 요인은 철저한 '타겟 세분화'와 '페인 포인트(Pain Point) 해결'에 있다.
2.1. 인구 구조의 변화를 정확히 타격하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대한민국 1인 가구 비중은 전체 가구의 35%를 넘어섰다. 대형 건조기와 12인용 식기세척기는 이들에게 '오버스펙(Over-spec)'이자 공간 낭비였다. 미닉스는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 미니 건조기: 3kg 용량으로 좁은 원룸이나 오피스텔 거주자를 공략했다. 2022년 이후 꾸준히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기업 제품들이 장악하지 못한 '세컨드 가전' 혹은 '싱글 메인 가전' 시장을 창출했다.
- 식기세척기 & 음식물 처리기: 설치 공사가 필요 없는 무설치 방식을 채택하여 전월세 거주자의 부담을 덜었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축소가 아니라, 사용자의 주거 환경(Life-style)을 이해한 결과다.
2.2. 디자인을 통한 프리미엄화 전략
과거 중소기업의 소형 가전은 '가성비'에만 집중하여 디자인 조악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앳홈은 미닉스를 론칭하며 '인테리어 오브제'로서의 가치를 부여했다. 이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2024~2025년 경기 침체기에도 미닉스가 높은 가격 방어력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 실제로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의 성공은 미닉스가 온라인 D2C(Direct to Consumer)를 넘어 오프라인 경험재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한다.

3. 비즈니스 모델 분석: 하드웨어를 파는 소프트웨어 기업처럼
투자자들이 앳홈에 주목해야 할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운영 효율성이다. 앳홈은 전통적인 제조 기반 가전 회사라기보다,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및 브랜딩 컴퍼니에 가깝다.
3.1. 린(Lean) 스타트업 방식의 제조 혁신
양정호 대표의 경영 철학은 '고객 집착'이다. 앳홈은 자체 공장을 무리하게 증설하여 고정비 리스크를 떠안는 대신, 기획과 디자인, 마케팅에 집중하고 생산은 파트너십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을 취해왔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최근의 변화다. 2025년 2월, 앳홈은 1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음식물 처리기 제조사 '포레'를 인수했다. 이는 단순 유통을 넘어 자체 R&D 및 제조 역량을 내재화하려는 시도다. 이는 초기 '위탁 생산' 모델의 한계인 품질 관리 리스크를 줄이고, 영업 이익률(OPM)을 개선하려는 전략적 피봇(Pivot)으로 해석된다.
3.2. 카테고리 확장의 유연성 (뷰티 테크로의 진화)
앳홈은 가전에만 머물지 않는다. 특히 최근 행보는 단순한 카테고리 확장을 넘어 기술 기업으로의 도약을 보여준다.
- 코스맥스 협업 (New): 2026년 1월, 앳홈은 글로벌 1위 화장품 ODM 기업 코스맥스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는 자사 뷰티 브랜드 '톰(THOME)'과 연계된 스킨케어 기술 및 신제형을 공동 개발하기 위함이다. 하드웨어(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화장품/솔루션)를 결합하여 뷰티 시장 내 기술적 해자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 프로티원: 단백질 쉐이크 등 헬스 푸드 브랜드.
이러한 포트폴리오 확장은 특정 카테고리의 유행이 지났을 때 기업 전체의 매출이 급락하는 리스크를 헷지(Hedge)해준다. 2025년 기준 매출 구성비가 미닉스 50%, 톰 40%, 프로티원 10%대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은 앳홈이 '단일 브랜드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해소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4. 재무적 성과와 밸류에이션 (Valuation)
4.1.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 (J-Curve)
앳홈의 매출 성장 그래프는 전형적인 스타트업의 J커브를 그리고 있다.
- 2023년: 약 500억 원대
- 2024년: 1,000억 원 돌파 (창사 이래 최대 실적)
- 2025년(E): 2,300억 원 목표
- 2028년(E): IPO 목표 시점, 매출 6,000억 원대 전망
가전 시장이 포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성장률(CAGR)이 100%에 육박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앳홈이 기존 시장을 뺏어오는 것이 아니라, '미니 가전'이라는 새로운 시장(New Market)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4.2. 투자 유치와 기업 가치
2025년 2월 완료된 1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는 앳홈의 기업 가치를 증명하는 중요한 마일스톤이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신한벤처투자 등 국내 탑티어 VC들이 참여했다는 것은 앳홈의 비즈니스 모델과 IPO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방증이다. 당시 투자 유치는 얼어붙은 벤처 투자 혹한기 속에 이루어진 것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

5. 리스크 요인 및 향후 전망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융 전문 블로그 독자라면 다음과 같은 리스크 요인을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 진입 장벽의 문제 (Copycat Risk): 소형 가전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나 대기업의 유사 라인업 진출 시(예: 삼성의 큐브 시리즈 확장 등)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 앳홈이 제조사 '포레'를 인수하며 기술적 해자(Moat)를 구축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해외 시장 확장의 구체화 (Global Expansion):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앳홈은 2025년 12월, 북미 뷰티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는 기존의 일본/동남아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구매력이 높은 북미 시장을 직접 타겟팅한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리레이팅(Re-rating)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AS망 구축과 물류 비용 최적화가 성공의 열쇠다.
- 뷰티 디바이스 시장의 경쟁 심화: 차기 성장 동력인 '톰'이 속한 홈 뷰티 시장은 에이피알(메디큐브) 등 강력한 선두 주자가 존재한다. 이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가져갈지가 관건이다.
6. 결론: '가전업계의 블랭크코퍼레이션'을 넘어
앳홈들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회사가 아니다. 그들은 "집(Home)에서 일어나는 문제(Pain point)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판다. 이는 과거 미디어 커머스 기업들이 보여주었던 반짝 흥행과는 결이 다르다. 그들은 제조 역량을 내재화하고 있고,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으며, 명확한 IPO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앳홈은 '가전의 룰을 파괴하는 혁신 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비상장 주식 투자에 관심이 있거나, 향후 2028년 IPO 시장을 미리 내다보는 투자자라면, 이 '작은 거인'의 행보를 관심 종목 리스트 최상단에 올려두어야 할 것이다. 삼성과 LG가 놓친 그 1평의 공간에서, 앳홈은 이미 제국을 건설하고 있다.
7. 함께 읽으면 좋은 자료 (References)
본 분석글 작성에 참고한 자료들이며, 앳홈의 최신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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